"그럼 이제 너를...
좋아해도 되니?'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날이었다.
추위도 나의 이런 두근대는 마음을 어쩌지는 못하는듯 하다.
기다린다.
하나...두울...세엣...
**
하늘은 찌뿌둥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날. 그 애를 만났다.
가만히 서로 마주보고있다.
무언가 설명할수 없는...머릿속은 하얗게 되어버리고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주위사람들은 어딘가를 향해 분주하게 지나가고 있다.
웃음소리들...구세군의 자선남비에 다가가는 조그만 아이의 손...
화려하게 치장한 백화점앞의 진열대들...서서히 어둑해지는 12월의 밤그늘아래...
그 애와 난 그저 가만히 마주보고있다.
"안....녕...."
"응....안녕..."
참으로 어색하다. 그렇지만 그리 불편하지는 않은느낌이다.
다행이었다. 그냥 걷기 시작한다.
.....
난 갑자기 그 애에게 했던 말들이 조금은 후회가 되기도 했다.
나의 단점들을 말하고....
나의 바보스런점들을 보여준것이다.
왜 그랬을까...날 거리를 두고 보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날 보니...
새삼 웃음이 나왔다.
내가 지금 이 아이에게 신경이 쓰이는것이다.
참 으 로 오 랜 만 의 일 이 었 다 .
누 군 가 에 게 신 경 이 쓰 이 는 일 .
[무관심의경지에이르는건쉬운일은아니다.무관심.무서운일인것이다.허나.상처를주지않는다.무관심.어떤상처를수반할수있다.그러나큰상처는수반하지않는다.가장최상의효과적인대인간마케팅전략이다.무관심은가장효과적이고공산주의가망함에따른자본주의승리식이아닌가장효과적이고효율적인 본 래 부 터 의 원 칙 이 다 .]
- 바 보 짓 이 다
***
오늘은 우리가 만난지 두번째의 크리스마스이다.
지금까지 난 그애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래왔다.
난 조그만 상자를 준비했다.
이제껏 어떤 작은 선물들을 몇번인가 준적은 있지만...
지금의 이 마음과는 사뭇 달랐다.
하나...두울...세엣....
그애가 오고있다.
작년과 똑같은 걸음걸이...
똑같은 미소...아니 한결같다고 말하고 싶다.
한결같은 그 아이였다.
나 새삼 작년 크리스마스에 만났을때와 같은말이 하고싶어졌다.
처음만났을때 좋아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난 그말을 하고 너무 바보같았다고,
정말 뭐 이런자식이 다 있을까 하고 스스로 책망했었다.
그런데...오늘,또 말하고 싶은것이다.
난...말한다...
****
결혼 10주년...
아직도 난 크리스마스가 되면 말할 준비에 조마조마하다.
그 아이가 (지금은 두아이의 엄마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꼭 일부러 시킨다.
난...
아주 기꺼이..
또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 이제 너를 좋아해도 되니?"
*****
아주 기꺼이...기꺼이 또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 이제 너를 좋아해도 되니...?"

|